"누적된 인상요인을 계속 억누르고 있으면 가격 및 유통 구조만 왜곡돼 서민들의 피해가 커진다" 정재식 부총리 겸 기획원장관의 취임일성이다. 한편, 정 부총리는 또 다른 기자회견에서 더 많은 규제 완화와 자율 존중을 강조하면서, "규제는 무슨 규제, 철폐지,탈규제야,탈규제..."라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했다. 명쾌하고 시원한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두말할 나위없이 좋음직한 소신을 피력한 것이었다. '국제화만이 살 길이다','국제경쟁력을 어떻게 해야 높을 수 있는가'라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국민적 관심사와 연결되어 탈 규제의 바람은 각 부문으로 무섭게 번지고 있다. 세관 검사를 없앤다는 발표나 농지 소유에 관한 규제를 환하시킨다는 정책 변화도 그 중 일부이다. 또 정부는 최근 토지 이용 규제 및 절차 간소화를 비롯 공장설립 규제해소 등 41개의 과제를 선정, 과감한 규제 완화의 의지를 새롭게 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내에서 규제완화의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잇는 것에 늦었다고 느껴지면서도 퍽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또한 정부총리의 인상 요인을 현실화시키고 각종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강한 정책적 소신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규제를 하거나 억제한다고 해서 제대로 지켜진게 과연 얼마나 있었던가 자문해보면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현실화 시키겠다는 의지는 높이 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정 부총리의 말처럼 인상 요인을 억누르면 경제 질서가 왜곡되기 십상이며, 불필요한 각종 규제는 부정부패를 유발할 소지가 다분히 있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엉뚱한 국민들만 피해를 입거나 모르는 사이에 범법자가 되어버리는 해괴한 꼴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 왔다.  어린아이들이 먹는 과자도 인상 요인을 억누르면 봉지만 커지고 알맹이는 맛이 없어지거나 줄어든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1975년에 폴란드 정부는 소세지 가격을 12.5% 인하하였다. 그러나 막상 내용물을 조사해보니 14.7%의 인상효과가 있었다는 분석 결과가 서방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소세지에 사용하는 고기의 등급과 함량을 낮추고,밀가루와 물의 비율은 높이고 하는 고도의 수법을 쓴 결과였다. 빛 좋은 개살구란게 바로 이런 것이다.  농사짓던 사람이 땅을 팔고 도시로 가고 싶어도 땅을 팔수 없고, 도시 사람은 시골에 별장을 짓고 쉬고 싶어도 땅을 살 수가 없다. 땅을 살 능력은 서울 사람이 갖고있는데 능력도 없는 옆집에만 땅을 팔아야 하는 구조는 당연히 범법자만 만들어 낼 뿐이다. 집을 짓거나 고치고 싶어도 이래저래 하다보면 부지불식간에 범법자가 되고 만다. 이젠 없어진다고 하니 그지없이 다행이지만 김포 세관의 점검사도 어찌보면 범법자에 대한 수색이나 다름 아니다. 이처럼 우리의 현실은 불법, 탈법, 편법이 당연한 것처럼 횡행할 수밖에 없으며, 잘못된 것이라고 윽박지를수도 없는 묘한 꼴을 하고 있다. 왜냐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비현실적이거나 불가능한 것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애초부터 비현실적이거나 불가능한 것중 우리를 옭아매는 대표적인 또 다른 하나는 국민정서라는 알 수 없는 실체다. UR이 타결되면 농업이 카격을 받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국민정서에 반하기 때문에 논의조차 못하고,아파트 분양가를 묶어놓고 좋은 집을 지으라 하고,부실 공사를 하면 그것도 국민정서에 반하는 것으로 처리된다. 반대로 일부 정치 인들은 국민이 원치 않는데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국민정서라고 포장하여 밀어 부친다.    원칙과 합리, 일관성이 없는 애매한 국민정서는 현실화와 탈규제의 시대적 요청도 물거품처럼 만들고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정 부총리의 물가 현실화 발언이 떨어지기 무섭게 각종 공공요금과 개인 서비스 요금들이 줄줄이 인상되었다.당연히 국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비등하였다. 현실화가 국민정서에 반하는 것이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정부는 "자율 존중이라는 기본 원칙엔은 변함이 없지만 담합이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처하겠다"고 나섬으로써 시장 원리